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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를 찾아서~(뉴질랜드 남섬 일주)

이광수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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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고민 끝에 이번에 우리가 가기로 한 곳은 뉴질랜드였다. 일년 전에 호주를 다녀온 기억이 너무 좋아 이번에도 우리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한번 더 가기로 했다. 호주 여행 때에도 현지 여행사를 물색하여 간 덕에 조금 더 싼 가격으로 좋은 호텔에서 묵을 수 있었고, 우리가 원하는 일정으로 프리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기에 이번 여행 계획을 세울 때도 열심히 뉴질랜드 전문 여행사를 찾았고, 그래서 보물처럼 찾아낸 곳이 ‘오늘여행사’(뉴질랜드 클럽)였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우선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올린 후기가 좋았고,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일정과 비슷한 상품이 여럿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전화를 통해 우리의 여행 취향, 원하는 일정, 호텔만을 좋아야 한다는 고집 등을 말했고, 여행사에서 그에 따라 여행 일정을 보내왔다. 일정표만 봐도 이미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탄 두둥실~ 마구마구 설렌다.

예약이 좀 늦은 감이 있어 경비가 지나치게 비싸지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개인적으로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한 것보다 훨씬 절약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게다가 원래 일정에 제시된 호텔이 잡히지 않아 오히려 더 업그레이드 된 호텔을 잡아주셨다하니 고마울 따름. 여행 계획에서부터 여행기간 내내 그리고 여행 뒷마무리까지 애써주신 오늘여행사 김효정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1월 10일 저녁, 대한항공 직항으로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에 도착, 거기서 다시 현지항공 젯스타를 타고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로 이동했다.

렌트카를 타고 해글리공원 옆에 있는 chateau on the park hotel에 짐을 풀었다. 우린 inn 급의 호텔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 호텔부터 넓고 깨끗한지라 안심이 되고 더욱 편안한 여행이 되리란 기대가 들었다. 호텔에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헤글리 공원이 있는데 여의도 공원보다도 넓어보인다. 이 공원을 지나면 크라이스트 처치라는 이름이 붙게끔 만든 대성당이 있단다.그래 열심히 걸어보자.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너무나 파랗고, 드넓은 공의원 잔디는 초록빛 바다같고, 듬성듬성 서 있는 아름드리 나무들은 족히 10미터는 될 법하게 우뚝우뚝 솟아있는게 한 장의 그림같다. 하지만 추운 겨울을 피해 남반구로 왔건만 예상치 못하게 기온도 10도 정도, 거기에 바람까지 쌩쌩 불어 가방 가득 싸온 반팔은 꺼내지도 못하고 다운점퍼를 입고 다녔다. 공원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뉴질랜드 책자에서 미리 보아둔 식당을 찾았다. 허걱! 분명 지도에 있는 식당이 없다. 알고 보니 2년 전인가? 엄청난 지진으로 특히 이곳 크라이스트 처치가 큰 피해를 입었단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식당도 그때 무너진 듯, 그러고 보니 곳곳이 공사현장이 많고, 군데군데 비어있는 건물들이 있던 것이 다 지진의 흔적이었다. 막상 와서 눈으로 직접 보니 지진의 상처가 정말 커보였다. 특히 대성당의 붕괴된 모습은 정말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나저나 큰 일! 거리는 너무 한적하고 주변에 눈에 띄는 식당이 없다. 30분 넘게 거기를 헤맨 끝에 카지노를 찾았고, 게임도 살짝 해주고, 옆 식당에서 스테이크로 첫 식사를 했다. 호주만큼이나 스테이크가 흔다다는 뉴질랜드 답게 스테이크의 크기가 정말 크다.

둘째날, 크라이스트처치를 출발하여 테카포로 향했다. 출발 직전 근처 마트에 들러 물과 약간의 주전부리도 샀다. 전 날 호텔에서 물 한병에 45달러를 주고 산 것이 너무 아까워 물도 여러 병 샀다. 보통 호텔에서 물 한병 정도는 무료로 제공하던데 이 나라는 인심이 좀 박한 듯. 남섬에 있는 호텔들은 물마저도 돈을 받는 것이 좀 얄미웠다. 도로는 좌측통행, 운전석은 오른쪽. 적응을 하는데 꼬박 하루가 걸겼다. 여긴 고속도로가 왕복 1차로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성능 테스트 겸 한번 밟았다. 110㎞쯤이야. 그런데 아차! 숨어 있던 교통경찰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규정속도 보다 시속 10km 초과라며 면허증을 요구한다. 다행히 벌금이 30달러. 생각보다 많지 않아 다행. 나중에 김효정 선생님과 통화중 알게 된 사실은 원래 그정도 과속이면 110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는데 여행객이라 많이 봐주것 같다 하신다. 정말 천만다행이구나.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으로 꽤나 길게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후에 이보다 더 긴 대화가 있을 줄 그땐 미처 몰랐다. 테카포에 도착해서 우리는 바로 마운트쿡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오락가락하는 비와 바람 때문에 호텔에서 쉬면서 테카포 호수나실컷 감상하기로 했다. 두 번째 호텔은 테카포 호수 바로 옆에 있는 Godley Resort였다. 규모는 작지만 방에서 테카포 호수의 전경이 모두 보이는 너무나 너무나 훌륭한 뷰를 자랑하는 호텔이었다. 두 번째 호텔도 짱! 테카포 호수의 밀키블루! 우리나라에선 절대 볼수 없는 신비한 색.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우면서도 귀여운 색. 구름이 좀 걷히니 호수 너머 빙하를 쓴 산도 보인다.

셋째 날 아침, 트레킹을 위해 마운트쿡으로 이동하고자 새벽부터 서둘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전날 라이트를 켜놓 것. 배터리가 방전된 것. 보험사 상담 여직원과 30분 넘게 통화를 하고나서야 접수가 끝났고(이때 짧은 영어실력 덕에 식은 땀 엄청 흘렸다). 다행히 차량이 오래 기다리지 않고 와주었다. 다만 당연히 공짜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꽤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여서 속이 좀 쓰렸다. 우린 마운트 쿡에는 여러 트레킹 코스 가운데 가장 긴 코스인 후커밸리를 선택했다.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환상적인 곳이었다. 오늘도 여지없이 비가 오락가락, 바람도 쌩쌩이었지만 완만한 코스는 초보인 우리가 걷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고, 오가는 도중 주변 풍경은 끊임없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빙하가 부서져 쌓인 회색 빛 흙과돌, 바람을 이겨낸 키가 작고 단단한 나무, 군데 군데 밀키블루의 빙하호수, 만년설로 뒤덮힌 산봉우리. 아~! 그냥 예술이다. 왕복 거의 5시간을 걸었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고, 오히려 몸 전체가 맑고 신선한 기운으로 가득 찬 느낌. 그러나 여지없이 배꼽시계는 울리고. 그처 푸카키 호수에 가면 맛있는 연어회를 판다는 정보를 블로그에서 입수하고, 출발~. 한 상자에 10달러하는 연어회를 6상자나 사서 둘이서 세상자씩 먹는데, 첫 번째 두 번째는 맛도 느낄 겨를도 없이 흡입했고, 세 번 째 상자를 먹으며서야 연어의 부드러운 식감,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테카포만 예쁜줄 았았더니 푸카키는 더 예쁘다. 오늘의 목적지는 테아나우이나 우리는 가는 길을 약간 돌아 퀸스타운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한국 음식이 고팠기 때문. 그러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고, 퀸스타운에 도착한 것은 9시가 다 된 시각. 낯선 도시에서 한국 식당을 찾기는 너무 어려웠고, 결국 시간만 버리고 햄버거로 저녁을 때웠다.(이곳은 상점들이 문을 일찍 닫는다. 우리나라 생각하다간 밥 굶기 십상)분명 네비상으로 호텔이 있어야할 자리에 호텔이 없어 잠시 당황했지만 밤 11시경 무사히 세 번째 숙소인 distinction luxmore hotel lake te anau에 도착. 그런데 호텔 프런트가 닫혀 있다. 허걱! 상점만 문을 일찍 닫는게 아니었다. 호텔마저. 김효정 선생님에게 SOS. 다행히 자고 있던 직원을 깨워 무사히 방에 들어갔다.(정말 호텔 로비 소파에서 자는 줄 알고 걱정했다. 이 자리를 빌어 시도 때도 없이 귀찮게 했음에도 항상 친절하게 답해주신 김효정 선행님께 감삭드린다.)

넷째 날, 오늘의 투어는 밀포트사운드다. 하지만 밀포드를 가는 길에 있었던 거울호수며, 등등의 풍경들도 우리의 눈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밀포드에 도착해서 크루즈를 타고 피오르드를 감상했다. 여기가 세계자연경관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더니, 그 명성이 무색하지 않다. 와아~와아~. 특히 예술적인 운전으로 산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폭포 바로 밑까지 그 큰배를 붙여서 폭포수 물을 직접 맞기도 하고, 폭포와 바다 경계에 생긴 무지개까지 볼 수 있어서 어제 마운트 쿡에 이어 우리를 또 한번 경이롭게 만들었다. 게다가 크루즈에서 제공한 점심에 김치며, 밥, 쌈장까지. 어제 퀸스타운까지 갔건만 먹지 못한 한식의 한을 풀어주어 더없이 좋았다. 오랜만에 속이 편안하다.

밀포드를 떠나 어제 잠시 왔던 퀸스타운으로 왔다. 네 번째 숙소는 Copthorne hotel lakefront. 아~~ 퀸스를 대표하는 와카티푸 호수가 방에서 보이고, 중심가와도 가까워 구지 차를 타지 않고도 도보로 다닐 수 있는 정말 좋은 위치였다. 우린 어제의 한을 풀 듯 기어코 한식집을 찾아내어 돌솥비빔밥과 김치찌개를 사먹었다. 이후 퀸스타운에 머무르는 동안 저녁은 꼭 한식당에서 먹었다. 퀸스타운은 정말 아름다운 도시이다. 작고 아담하여 걸어서 도시 전체를 모두 볼 수 있다.

퀸스타운 둘째 날은 골동품 같은 TSS호를 타고 와카티푸 호수를 유람했다. 골동품이라 했지만 내부는 너무나 깨끗했고 특히 배 안의 화장실 변기는 고급스런 나무로 되어 있어 200년 전으로 돌아가 귀부인이 되어 배를 탄 느낌마저 들었다. 우린 여기저기 눈도장을 찍기 보다는 뉴지랜드의 자연과 신선한 공기, 여유로움을 만끼하고자 일정을 무리하게 잡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은 유람선 관광후 오후 내내 퀸스타운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퀸스타운의 셋째날, 퀸스타운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봅스힐에 가서 곤돌라를 타고 봅스힐 정상에 있는 식당에서 예약된 점심을 먹었다. 식당 전체가 전면유리로 되어 있는데 퀸스타운과 와카티푸 호수를 보며 점심을 먹을 수 있어 맛있는 음식 만큼이나 눈까지 호강하는 식당이었다. 봅스힐을 내려와 오후에는 망설임 끝에 근처 글래노키를 다녀왔다. 관광책자에선 별 하나로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정말 안갔으면 후회할뻔 했다. 와카티푸 호수를 따라 난 길을 달려가는 드라이브코스도 환상적이었고, 글래노키에 있는 만년설 덮힌 산자락과 맑은 호수, 한가로이 떠다니는 블랙스완(얘네들은 호주와 뉴질등 남반구에만 서식한다는데 호주에선 보지 못했다.)까지. 전날 ‘호빗’영화까지 검색해 보고 왔는데, 영황 속의 그 장면이 딱 여기네. 우리가 정말 영화의 주인공처럼 반지를 찾으러 탐험을 떠나온 듯. 2시간을 걸어니는 동안 한 두사람 밖에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한적했고, 조용하고 깨끗하고, 아늑하고, 예쁘고, 평온하고. 온갖 좋은 수식어를 모두 갖다 붙여도 좋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뉴질랜드는 어딜가든 공중화장실이 깨끗하다. 비누와 휴지는 당연히 구비되어 있고, 더운물까지 나온다. 또한 마주치는 사람들은 낯선 이들에게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퀸스의 마지막날, 렌트카를 반납하고 젯스타 항공으로 오클랜드에 왔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도시이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 최대의 도시답게 우리나라 명동거리를 방불케 할 만큼 번화하고 복잡하다. 높게 솟은 고층 건물들과 백화점 등등. 그야말로 ‘도시’다. 우리가 묵은 마지막 호텔은 Stamford plaza Auckland. 도심에 있는 호텔답게 고층건물로 별 다섯개 고급호텔이다. 묵는 동안 호텔 10층에 있는 수영장(수영장 한면이 전면 유리로 되어 있어 오클랜드 항구와 바다가 보인다)과 사우나를 이용했는데, 개인 시설인 것처럼 아무도 없이 우리 둘만 이용했다. 뉴질랜드가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뉴질랜드 여행기간 동안 사람보다 양을 더 많이 본 것 같다) 아이스크림 가게가 참 많았다. (뉴질랜드가 아이스크림 소비 세계1위란다.) 그래서 우리도 하루 두 번은 꼭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는데, 달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맛이 지금도 생각난다. 호텔이 시내 중심가에 있어 우린 걸어서 오클랜드 시내구경을 실컷할 수 있었다. 우리가 본 한국식당도 다섯 군데가 넘는다. 시내에 위치한 오클랜드 미술관에도 갔는데, 관람료는 무료였고, 생각보가 규모도 크고 작품도 많아 예상치 못하게 뉴질랜드의 미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었다.

다음날 마지막 일정으로 오클랜드에서 페리를 타고 근처 와이헤케 섬에 갔다. 여기에서 하루 종일 와이너리 투어를 했다. 우리가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주량이 그닥 많지 않는데, 한 두 군데면 끝날 줄 았았던 와이너리 투어가 다섯군데 가량을 가다보니 취해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잠시 알달달 하기도 했다. (와인을 맛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꽤 상당한 양을 준다.)와이너리투어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었는데, 들르는 곳마다 독특한 와인을 마실 수 있었고, 끝없이 뻩어있는 포도밭이 흡사 우리나라 보성 차밭같이 예쁘고 게다가 푸른 바다와 함께 어우러져 있으니 이 역시 한 폮의 그림이다.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이다. 8박 10일. 다소 긴 일정이라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짧다. 맘 같아선 한 달 내내 뉴질랜드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싶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정말 자~~알 다녀왔다. 즐겁고 편안한 여행을 하게 해주신 오늘여행사 김효정 선생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말씀하신대로 호텔 정말 짱!! 이었어요. 카톡으로 자꾸 귀찮게 해드린거 죄송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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